[마음시] 징검돌을 놓으며 - 문태준
2019. 8. 8. 15:41
물속에 돌을 내려놓았다 동쪽도 서쪽도 생겨난다 돌을 하나 더 내려놓았다 옆이 생겨난다 옆에 아직은 없는 옆이 생겨난다 눈썰미가 좋은 당신은 연이어 내려놓을 돌을 들어올릴 테지만 당신의 사랑은 몰아가는 것이지만 나는 그처럼 갈 수 없다 안목이여, 두 번째 돌 위에 있게 해다오 근중한 여름을 내려놓으니 호리호리한 가을이 보인다 돌 하나를 놓으니 동서가 생기고 또 하나를 놓으니 좌우가 생긴다. 하나를 더 놓으면 뭐가 생길까. 여름은 근중하고 가을은 호리호리하다. 진지하고 차분하고 무게가 있는 여름, 날씬하고 키가 큰 가을, 새롭다, 자꾸 읽게 된다. 나를 내 옆을 내 생각을 다시 본다. 여름의 한가운데, 몸도 마음도 묵지근하다. 연일 무더위보다 태풍보다 더 무거운 소식들이 뉴스로 전해지지만, 무더운 여름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