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2024. 3. 5. 11:24
이주희 성탄절을 앞두고 인쇄소에서 나온 학급시집을 아이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와!”하며 큰 박수가 쏟아졌다. 신이 난 아이들은 시집을 펼치느라 교실은 시집 제목처럼 시끌벅적하다. 아이들의 뜨거운 반응에 나도 덩달아 신이 난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소란하던 교실이 점점 조용해지는 것 같더니 어디선가 훌쩍훌쩍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보니 한 아이가 들킬까 봐 고개를 숙이고 울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이쪽에서도 훌쩍, 저쪽에서도 훌쩍훌쩍. 나는 영문도 모르고, “울어? 진짜 우는 거야?” 하니 그제야 울던 아이들이 고개를 든다. 예닐곱 명 되는 아이들이 울고 있던 거다. 놀란 나에게 “선생님이 앞에 써준 편지가 너무 슬퍼요.”,“헤어지기 싫어요.”, “선생님 사랑해요.” 하고는 소리 내어 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