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의 글]여기에 우리와 함께하소서
2020. 4. 28. 15:11
글 | 서용운 회원 마스크의 추억 그 해 봄도 그랬습니다. 교정에는 제일 먼저 봄을 알리는 노란 산수유가 피었고, 하얀 목련은 피는가 했더니 봄비를 맞더니 맥없이 떨어졌습니다. 교내 방송에서 ‘상록수’나 ‘늙은 군인의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하면 학우들은 삼삼오오 학생회관으로 모여들기 시작하고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독재 타도”, “유신 철폐”, “전두환은 물러가라” 학교에서 출발해서 팔달로를 거쳐서 시청 앞까지 나중에는 도청 앞까지 행진을 했습니다. 제대로 마스크를 쓰지도 못하고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렸고, 어떤 이들은 얇은 비닐을 눈에 붙이기도 했습니다. 눈물, 콧물을 흘리고 재채기를 하며 부당한 역사 앞에 최루탄 가스와 맞섰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느닷없이 ‘정치적 거리두기’가 내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