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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지정환의 지역혁신 모델

포스트 코로나, 전라북도 농생명산업의 방향을 묻다

"지정환의 지역혁신 모델과 전라북도 혁신성장 기본방향"


글 | 조석현 회원





지정환의 치즈는 지역혁신성장의 모델


지정환(1931~2019) 신부님은, 선종 전 “내 장례미사 때 ‘노사연의 만남’을 불러 달라”고 하셨습니다. 더해 신부님께서 평소 특별히 당부하였고, 당신이 몸소 행하신 일종의 ‘지정환 정신’이 있으셨습니다. 


그것은 “그들에게로 가서, 그들이 가진 것으로 하고, 그들이 한 것으로 하라. 그리고 떠나라”였습니다.


1959년 한국전쟁 휴전 직후 입국해서, 고집하여 헐벗은 농어촌지역인 부안군과 임실군에서 주임신부님으로 부임하여 활동하셨으니, 《그들에게로 가셨습니다.》


가난에 시달리는 농민들을 보며, 소용 덜한 뻘이 있는 부안군에서는 간척지 100ha를 조성하여 농민들에게 터전을 마련해 주고, 동네 야산뿐인 임실군에서는 땅을 일궈 양을 키우고 치즈를 만들었으니, 《그들이 가진 것으로 하였습니다.》


임실군을 떠나기 전, 주민협동조합에 모든 것을 양도하면서 그간의 노력들과 지금의 결과들은 주민들에게 있다고 하셨으니, 《그들이 한 것으로 하셨습니다.》


이후 장학재단을 만들고, 중증장애인 재활공동체를 만들어 그들과 함께 생활하다, 완주군에서 그들 옆에서 선종하셨으니, 《그리고 떠나셨습니다.》


신부님은, 만남의 가사처럼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삶을 후회 없도록 사셨으며, 사람들을 사랑하셨습니다.


저는 “지정환의 삶 또는 지정환 정신은, 지역의 혁신성장과도 맞닿아 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역혁신성장은, 지역의 관점에서 오롯이 보아야 합니다. 전쟁 직후 헐벗은 주민이 있는 농촌지역의 그들에게로 간 이유처럼, 지금 왜 지역이고 어떤 혁신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될 수 있어야합니다.


지역혁신성장은, 오롯이 지역을 관찰하고 관계해야 합니다. 신부님이 지역의 상황을 제대로 보고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으로 한 것처럼(간척, 치즈), 성장기반 지역자원을 정확히 연구(분석)한 후 산학관이 주민과 밀접하게 관계하며 온전히 나아가야 합니다.


지정환의 치즈는 목적 자체가 지역을 혁신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겠지만, 그 과정과 결과는 분명 ‘지역혁신성장의 모델로서 충분’합니다. 지역을 대상으로 그들이 소유한 기반을 이용하여 성장한 임실치즈가 지역혁신성장의 성공 사례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지역혁신성장을 디자인할 때 ‘치즈산업이라는 혁신적 성장목표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지역 내 기반을 성장시키는 혁신적 과정의 결과로 치즈산업이라는 생태계가 조성되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지정환 정신의 관점으로 보는 전라북도 혁신성장 방향


사회적 배경과 지역적 관점에서 보겠습니다. 전라북도는 우리 스스로가 ‘농도(農道)’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지역의 혁신성장 기반은 농업에서 먼저 찾아야 하고, 그 기반을 성장 시킬 수 있는 혁신적 방향을 고민하여야 합니다.



다시 농업농촌의 가치 재 조명 

농업은 경쟁력 없는 산업, 밑 빠진 독, 고령화 및 생산성 정체 산업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농업이 공익적 기능을 담당하고, 식품안전을 보장한다는 조건이 충족 될 때는 ‘지지 하겠다’는 국민들의 설문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GDP의 2.6% 농업은 ‘우리의 삶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선진국의 식료 부족에 대한 두려움에서 우리가 지금 보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2년간 취업인구의 29%가 농림어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일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공지능 등 혁신적인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혁신성장의 단점은 오히려 ‘일자리 수가 줄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10억 매출을 위해 공산품은 2.3명, 서비스업은 9.8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보고가 있습니다. 


반면, 농식품산업의 일자리는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농업이 일자리 문제의 대안’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농식품산업이 재평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마주 할 농산업과 교육의 혁신 

고령화와 농업소득 정체를 겪으면서도, 청년농업인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청년농업인의 증가는 ‘농업부분에서의 혁신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퇴직자들의 농산업 분야 참여 확대 가능성, K_FOOD 세계시장 확대, 비대면 유통으로 간편식 등의 수요증가와 맞물려 새롭게 변화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실제, 코로나19 영향으로 농축수산물의 온라인 거래액은 급상승 하였습니다. (2019년 10월 2960억원 규모에서 2020년 3월 5100억원 규모로 상승)


반면 농업분야 교육은 공감할 수 있는 교육비전이 없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농업계 학생의 학교교육과정 현장연계 충분성에 관한 설문조사(대상: 농고생, 농대생) 결과 개설과목, 실제 교육내용, 교수학습방법, 진로지도, 교육역량 모두에서 충분하다는 응답비율이 20.4%~29.3%로 낮습니다.


4차 산업혁명 대응과 코로나 사태 이후 변화될 먹거리 유통시장에서는 스마트팜의 확산, 정보기반 이미지 경매, 블록체인 시스템, 빅 데이터의 수집 및 활용 등의 기술혁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농업분야 ‘교육시스템의 대 전환’이 필요합니다. 스마트 팜 자재 등의 부품개발 분야, 무인 제초로봇 등 생산/미래수송기계/운송물류시설/정보수집 및 활용인력에 대한 교육과 연구에 집중 하여야합니다. 아울러 초등학교 이후 단절 된 농업교육도 다시 살아나야 합니다. 



지역혁신 자원으로서의 농식품 산업

전라북도는 지역내총생산, 1인당 GRDP, 사업체 수 등의 주요지표들이 하위권에 놓여있습니다. 하지만, 전라북도는 농생명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세계 최대의 집적지’입니다.


농촌진흥청이 포함된 국공립연구소(12), 정부출연구소(5), 전문생산기술연구소(1), 지자체 출연연구소(14), 기타연구소(5)와 한국농수산대학 등 6개 대학에서 148개 농생명 관련 학과 및 대학원이 운영되고 있으며, 새만금 농생명 용지(5공구)를 중심으로 한 무한 가능성의 공간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림, 엘에스엠트론(주), 로즈피아 등 관련 생태계의 기반이 튼실합니다.



전북발 7차 산업을 통한 혁신모델

벨기에에서 온 신부 지정환은 “그들이 가진 것으로 하라”고 하셨습니다. 농업을 기반 한 전라북도는 관련 전/후방산업과 서비스산업의 융합을 통해 혁신성장 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농업을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었습니다. 일명, 농식품 6차 산업화(1×2×3=6)입니다. 생산한 농산물을 기반으로 제조/가공하고 유통/체험/관광으로 확장 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농업생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에서는 좋으나,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는 더 큰 그림으로 혁신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롯한 산업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라북도는 ‘농생명 7차 산업으로 혁신’해야 합니다. 농업의 생산을 앞에 두면 곱하거나 더하거나 6이라는 숫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1+2+3, 1×2×3). 그러나 1+(2×3)은 7이 될 수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농생명 산업의 기반을 가진 전라북도는 이제 ‘전북형 농생명 7차산업“의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농생명 분야의 스마트 팜 부품소재, ICT, AI, 미래수송 분야, 비대면 이미지 경매 시스템, 블록체인 분야(2차 산업) 산업의 육성과 교육에 나서야합니다. 그리고 농+산+연+관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소용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금융 분야(3차 산업)가 더해져야합니다. 농/산/연/관이 소용한 기술을 연구하고 산업화시키기 위해 ‘모태펀드’식으로 운영되는 ‘농/산/연 협동조합 로컬뱅크(비 점포)’ 생태계를 조성해야 합니다. 


이런 모델에 일반금융과 정부의 매칭은 성장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 농생명 분야를 지원하고, 투자할 수 있는 특화된 금융 중심지가 필요합니다. 지역산업에서 요구할 때 망설이고 필요치 않을 때 빌려가라는 금융이 아니라, 금융이 가장 잘 아는 지역산업육성에 투자하고 함께 성장 할 수 있는 금융생태계가 필요합니다.


전북에서 출발하는 농생명 7차(농업+농업기술산업×농업금융) 용합생태계는, 결국 농업의 생산시스템의 대전환을 가져 올 것이며, 이는 전라북도를 ‘세계 최고의 농생명 특화 도시’로 혁신성장 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전라북도는 ‘K_agricultural revolution’으로 가는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전라북도 농생명 7차 산업화’는 산/학/관이 지혜를 나누고 어깨 걸고 함께 가야합니다. 정치권도 관심을 가지고 힘을 보태야 합니다. 지정환의 혁신 DNA를 가지고 있는 전라북도, 혁신성장 기반은 농도(農道) 입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