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시] 겨울 보리밭에 가면 - 류근
2021. 3. 5. 12:44
겨울 보리밭에 가면 맑은 가난과 속삭여 섬진 보리밭 겨울로 가면 아무리 삶이 쓰라려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 목숨의 장엄한 지붕들 있다 살아갈수록 환하게 드세어지는 황금의 우렁찬 뿌리들 있다 살아라 살아라 살을 에이며 종소리로 씽씽씽 떠밀려 가는 눈보라 저 거친 머리 위에 더 큰 봄 있다 ‘봄’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물으니 아이들의 첫 대답이 ‘개학’입니다. ‘새싹, 공부, 시작, 따뜻하다, 출발, 꽃’도 있습니다. 학교의 시작은 곧 ‘봄’입니다. 여학생 7명이 졸업한 자리에 남학생 5명이 입학했습니다. 시골 작은 학교에는 귀한 2명의 전학생도 남학생이어서 대번에 운동장 축구 골대 두 개를 모두 쓰는 진귀한 풍경이 가능해집니다. 겨우내 운동장이 그리웠던지 부슬부슬 빗속에도 공을 차는 아이들의 활기가 ‘진짜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