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의 글] 오롯이
2022. 9. 20. 11:06
교단일기 #46 글 | 이주희 회원 여름 방학 동안 헤어져 있던 아이들에게 궁금한 안부를 물을 때는 문자나 카톡 메시지가 아닌 엽서를 써 보낸다. 관제엽서를 사러 가는 우체국의 길, 돌아와 쌓여있는 엽서를 보며 써야지 하면서도 미루는 시간들, 마음먹고 앉아 쓰는 한 장 한 장의 엽서. 그리고 도착한 엽서를 읽을 아이들의 표정이 먼저 담겨 있는 엽서. 수업 시간마다 갑자기 앞으로 나오는 아이가 있다. 아이 나름의 용무가 있다. 지우개가 없어졌다거나, 짝이 뭐라고 한다거나, 엄마에게 전화를 하겠다는 등의 일들이다. 한창 진행 중인 수업이 툭 끊기는 일이 다반사다. 거기에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려는 고집이 있어서 아이들과 충돌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함께 모둠을 하는 아이들도 어려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