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의 글] 퇴직 교사, 전업주부로 살기 1
2020. 8. 20. 10:23
글 |정우식 회원 "학교 밖으로 나와 나에게로" 살림남, 비로소 내가 보인다.나는 지금 전업주부로 산다. 여섯 식구 중에 아들 둘은 대학 생활로 다른 곳에서 따로 지내고, 집에서는 구십 가까운 인생 황혼기의 어머니와 갱년기 아내와 사춘기 늦둥이 딸, 이렇게 세 여자(?)와 같이 산다. 언뜻 우리 집 세 여자의 이런 프로필로만 보면, ‘그 남자 엄청 힘들겠구나,’ 여기실지 몰라도 그렇지 않다. 사는 게 재미지다.‘살림’을 하고 싶었다. 아이들 학교생활이며 진로를 뒷바라지하고 싶었고, 치매 전 단계쯤에 와 있으신 어머니의 외로움을 방치할 수 없었고, 원거리 출퇴근하는 아내에게 가사노동의 부담까지 지우고 싶지 않았다. 요즘 주 활동 무대는 주방이다. 장보기며 요리며 살림이 원래 체질에 어느 정도 맞는 편이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