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의 행복

글 윤낙중

 

어른이 될 준비가 아직 안 되었는데 어른이 되어버렸다. 사람마다 삶의 기준이 다르겠지만 그냥 평범하고 보통 사람으로서 행복한 삶도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보통사람의 기준이 당연히 다르겠지만 이 글을 쓰며 보통 사람의 표현은 막연히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추구하면서 잘 살고 싶은 사람이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우리 회사는 어차피 태어난 거 그냥 행복하게 지내자가 슬로건이다. 지난 과거를 돌아보며 후회를 하기보다는 현실을 부정하지 않고 인정하면서 지금부터라도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계속 노력하며 성장하는게 도전이고 목표이다. 회사 경영목표 중 하나가 영리를 추구하면서도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며 성장하고 싶다 보니 지역소멸과 청년 지방 이탈에 대한 관심이 많다.

정부나 지자체뿐만 아니라 많은 전문가나 활동가들이 노력은 하고 있는데 왜 해결이 되지 않고, 오히려 지역소멸과 청년 이탈에 대한 문제는 계속 심각해지는지를 현실에서 같이 느끼면서 비즈니스 안에서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험을 해보고 싶었다. 그 안에서 내가 만났던 일반적인 지역 청년들에게 크게 느꼈던 점은 생각보다 세상에 관심이 별로 없고 그냥 단순한 생각들이 많았다. 지역 소멸위기와 청년 이탈에 대한 문제 제시와 정책제안 등 소위 넓은 식견을 가진 분들의 의견들이 오히려 괴리감을 느껴진다고 생각이 들었다.

열린 토론을 통해 이뤄지는 의견 수렴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단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관심이 별로 없다.

대부분 정책을 기획하고 수립하는 지자체나 공공기관 및 전문가 혹은 이를 수행하는 기업이나 단체도 오히려 정책을 통한 지원 자체가 생계유지 수단이거나 다양한 이해관계에 얽혀있다 보니 지속적으로 해결책을 찾고 수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역 문제 해결을 한다고 많은 예산을 투입해 진행한 사업들을 보면 일회성으로 그쳤던 게 부지기수이고 실제로 피부로 느끼고 필요한 청년들에게는 무엇이 변화하는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던 대학생들과 여러 가지 대화를 해보면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힘들어도 막연히 수도권에 올라가는 게 당연하고 멋진 도전이고, 지역에 있는 자체가 실패고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이것을 어른으로서 부정하면 앞서 말한 청년들이 잘못된 행동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오히려 설득을 통한 공감을 얻기보다는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세대 간 격차가 발생하는 게 아닌가 싶다.

지역과 청년의 문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해서 세금이 투입되는 부분이나 권한을 가지고 결정함에 있어서도 그 자체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생계 수단이기 때문에 그냥 행복하게 살고 싶은 보통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쉽지 않다.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정책과 제도를 통한 지원은 그것을 잘 이해하는 사람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가치를 실현하거나, 도전을 통해서 사업을 성장시키거나 꿈을 이루기보다 지역에서는 인맥과 명분을 통해서 이와 관련된 지원금을 잘 받는 것조차도 조그만 권력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정치, 행정, 사회, 지역 등 많은 카테고리 안에서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앞서 말한 자체를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능력 있는 지역의 리더들이 살기 위한 것 이상으로 진정성을 갖고 보통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공감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지역 보통의 청년들도 무엇을 고민하고 어떠한 것을 추구하는지를 더 고민해봤으면 한다.

근본은 변하지 않겠지만 좋은 목적과 방향도 세상의 변화에 따라서 바라보는 시선과 판단이 달라진다. 시대적 요구는 원론적인 원칙과 상식을 벗어나지는 않겠지만 상품처럼 원칙과 상식의 포지셔닝을 누가 가져가는가에 따라서 많이 좌우된다. 일반적은 사람들 아니 보통의 사람들은 공정과 정의로운 세상 속에서 균등한 기회가 찾아오는 것을 바라기는 하지만 당장 내가 지금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조금 정의롭지 못해도 지금 내가 살아가는 게 원칙이고 상식이다. 나도 처음에는 ‘지역에 있는 게 뭐 어때서’, ‘좋은 직장의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 ‘여기서도 당당하게 잘 살면 되지’라는 생각과 함께 오히려 주위 사람들을 위로하면서 자부심을 전파하고 행동을 하면서 살아왔다. 주변에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 선후배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에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강했다. 오히려 왜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할까라는 걱정을 했다. 그런데 지역에 있는 보통의 대학생이나 청년들과 일을 하고 대화하면서 내가 잘못 판단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숲을 보지 못한다고 잘못된 것도 절대 아니고 부족한 것도 아니다. 나무부터 조금씩 가꾸고 만들어 나가야 건전하고 더 튼튼한 숲이 될 수 있다.

정책이나 제도가 원칙과 상식을 강요하기보다는 시대적 요구 안에서도 근본적인 것을 고민해 보고 보통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지역문제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윤낙중 회원은 여행 공연 행사를 기획하는 작은 기업을 운영하는 청년이며 ‘윤낙중 소기업’ 유튜버로 활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