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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잼버리 파행과 잼버리 전북예산. 박살난 내년도 전북예산

글 김영기 (지방자치위원회 소장)

 

지난 8월 초 새만금 잼버리대회가 조직위의 폭염 대책에 대한 무사안일함으로 우왕좌왕하며 파행으로 얼룩지고 모든 책임을 전북이 떠안게 되는 형국이 연출되었다. 마치 짜여진 각본처럼 폭염 대책의 미비, 영국을 비롯한 일부 선수단의 문제 제기와 언론 보도를 핑계로 책임을 전북에 덮어씌우고 결국 장소를 변경하기까지 했다. 화장실 청소와 식수. 샤워실. 제반 서비스 등에 대한 문제를 빌미로 정부 당국은 모든 사안을 전북의 준비 부족 탓으로 돌리고 각종 매체를 동원해 전북도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새만금 잼버리 대회 유치 장소가 전북이었을 뿐 모든 준비와 책임은 정부 조직인 여가부와 조직위, 사무국에 있었고 전북은 권한은 없고 일부 사항에 대한 집행을 분담받아 시행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결과론이지만 전북도에서 행사가 진행될 뿐만 아니라 가장 더운 시기에 행사가 진행되는 것에 대한 보다 폭넓은 문제 제기와 함께 예측 가능한 모든 사항에 대해 더욱 세심히 점검하며 여가부를 중심으로 한 조직위를 견제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조직위의 대책 완비라는 호언장담에 대해 더욱 세밀하게 조직위 대책과 준비사항을 촉구하지 못한 점과 제반 서비스에 대한 대안 마련 등을 미리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새만금 잼버리 대회는 과거 송하진 지사 시절에 일찍 유치가 결정되었지만 준비 주체인 정부의 예산 미배정과 늦장 대응으로 준비 과정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거의 5년을 허송세월로 보내다가 겨우 예산이 배정되어 사전 정지 작업과 준비에 차질이 있을 정도로 촉박하게 진행된 것이 사실이다. 예산이 확보된 후 전북은 조직위의 지휘 하에 기반 공사를 겨우 할당받아 공사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버리 총사업비는 1,171억 원으로 재원은 국비 303억 원, 도비 410억 원, 군비 9억 원, 조직위 자체수입 400억 원, 옥외광고 수익금 49억 원으로 구성되었다.

조직위는 사무국 운영비와 프로그램, 급식, 안전관리, 물자 보급, 수송 등의 사업비로 870억 원(74.3%)을 집행했고

전라북도는 상하수도, 하수처리시설, 주차장, 덩굴터널 등 기반 시설 조성에 235억 원, 대집회장 조성에 30억 원으로 총 265억 원(22.6%) 사업비를 집행하고,

부안군은 수상교육장, 수변데크, 탐방로 등 직소천 조성으로 36억 원(3.1%)의 사업비를 집행하였다.

 

사의 주최기관은 세계스카우트연맹과 한국 스카우트연맹이고,

주관기관은 조직위원회이며, 사무집행기관은 사무국임

* 잼버리 특별법 제55조직위원회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사무국을 둔다.

* 조직위 정관 제411조직위원회에 사무집행기관으로 사무국을 둔다.

조직위 사무국 전결규정을 보더라도 팀장-본부장-사무총장-조직위원장이

결재권자이며 집행위원장은 결재권자가 아니다.

전라북도의 역할은 잼버리특별법에 명확히 규정되어 있다.

특별법(6, 17, 23)에 전라북도는 일부 기반시설 설치 및 보수, 재정 및 인력지원을 하도록 규정

잼버리 관련시설의 조성계획(여가부 고시)에 전북이 담당한 기반시설은 상하수도, 하수처리시설, 덩굴터널, 주차장, 대집회장으로 한정되어 있고, 급수대 화장실, 샤워장, 전기통신시설은 조직위가 담당

인력과 예산, 기반시설 등 전북이 맡은 역할은 모두 완수했고,

전북도 역할은 아니지만, 대회 기간 중 문제가 됐던 화장실

청소 등을 적극 지원했다.

 

위의 표를 보면 말이 필요 없다. 논란거리로 아니다. 거의 모든 사업을 조직위 주관과 권한으로 했다. 전북이 낄 틈도 거의 없었다. 누구의 책임인가 너무도 자명하다.

 

새만금 잼버리 사태는 결국 감사원 감사와 이후 수사 등을 통해 진실이 명확하게 밝혀지겠지만 대부분의 결정과 집행이 조직위를 통해 이루어져 결국은 조직위 활동을 제대로 짚어야 사태의 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가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 책임과 조직위의 활동을 감사하거나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으면서 언론 플레이로 전북 책임만 강조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여기에 더해 새만금 잼버리 파행을 문제 삼아 내년도 전북 예산을 난도질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현실은 왜 당시 정부와 언론이 앞장서서 전북을 새만금 잼버리 사태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했는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새만금 관련 예산을 비롯하여 각종 전북의 예산을 대폭 삭감하여 전북을 옥죄고 있는 현실이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만금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충분하게 이루어져 왔고 이른 시기에 담수호 해수 유통과 관련한 합의를 이끌어 내고 공사를 차질 없이 진행하면 그만이다. 시대에 조응하는 여타의 이용 계획 변경은 차분히 공사를 진행하며 이견을 모아내고 미래 지향적인 길로 나아가면 그만인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예산 투쟁 국면이다. 전북은 정치권을 비롯해 지자체 각종 사회단체 등 역량을 총동원하여 예산 투쟁에 나서고 있다. 국회의원 삭발. 도의원을 중심으로 삭발과 단식 투쟁이 이어지고 국회까지 마라톤 릴레이 투쟁. 국회에서의 도민 투쟁 등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회의 예산 심사 과정에서 제거된 전북의 예산이 복원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이다. 더 이상 전북이 쭉정이 취급을 받는 것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 전북의 지위와 현 상황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 나가는 것이 중요한 때이다. 여기에 전북의 왜소화에 일조하는 무능한 정치 세력에 대해 진위를 가려내며 내년 총선에서 유권자의 힘으로 심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게 다가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