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회원글모음/› 회원기고

[마음시] 사춘思春 - 정끝별

 

말랑말랑한 곳에 털이 날 무렵

달리는 발바닥에 잔뿌리가 내릴 무렵

손거울에 돋는 꽃눈을 세다 풋잠에 들 무렵

 

 

뒷다리 떨며 뒷담을 기웃댈 무렵

꽃술에 노래를 꽃고 밥상에 앉을 무렵

때 묻은 풍선껌을 터뜨리다 토막잠에 들 무렵

 

 

날갯죽지에 바람이 들 무렵

창궐하는 것들과 한패가 될 무렵

부푸는 덤불숲을 헤치다 등걸잠에 빠져들 무렵

 

 

사로잡힌 일진一陣의 첫 봉오리들

 

 

 

 

 

 

 | 이형월 회원

 

 

봄은 몸도 마음도 근질근질한 시간입니다. 무언가 새로운 일에 빠져들리라 마음먹기 딱 좋은 때입니다. 무언가에 사로잡힌다는 것은 열정이 있다는 뜻이겠지요. 아직도 무언가에 마음을 뺏기고 있다면 청춘입니다.

 

사춘기를 모든 행동의 정당화 구실로 삼는 진짜 思春期 아이들과 생활하고 있습니다. 쓸데없 는 소리 말고 무언가에 빠져보라고, 특히 너 자신에게 빠져보라고 권하고 있지만 사실 제 인생에도 그런 열정이 있었나 싶습니다.

 

따뜻한 바람이 부는 봄날, 소망합니다. 새로운 열정의 꽃봉오리들로 지나온 날을 돌아보며 후회하기보다는 현재를 더 열심히 살고, 믿음 속에 가야 할 길을 더 많이 생각하는 思春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