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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의 글] 미래유산으로서의 도시 '전주'를 바라보며

| 소영식 (회원)

 

 

미래유산은 어느 시대의 이야기와 장소 그리고 건축자산을 이야기하고 있는가?

대략적으로 지금까지의 미래유산에 대한 논의를 보면 근대에서 현대까지의 이르는 시기에 기억과 이야기, 장소라는 주제를 두고 문화재 제도적 기준, 용어의 정의, 정비, 시민의 참여와 문화적 방법에 논의가 되어 오고 있다.

 


미래유산은 어떤 프레임인가? 그리고 도시의 기록으로서 미래유산이란 주제까지 왔다. 이러한 주제의 근본적인 상황을 고민해보면, 한국 사회의 도시성장이 해방 이후 50~60년 시간 속에서 개발위주의 압축 성장과정을 거치고, 그러한 과정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과 장소에 대한 이야기다. 즉 도시의 기억 기록과 장소에 대한 고찰을 통해 전주의 감춰진 모습과 도시적 매력을 찾고자 하는 건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는 도시에 대한 문화적 탐구와 고찰 그리고 시민과 전문가들의 소통과 협업을 중심으로 이해를 넓히는 과정을 재구성하는 부분도 고려해봐야 한다단지, 구체적인 실행과정에 앞서 우리가 관습화된 논의 중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미래유산이란 프레임과 건축자산 기록화 사업을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하고 급하게 실행단계로 전환한다면 또 다른 도시개발논리로 성장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어쩌면, 도시의 변화는 무죄다. 그렇지만? 그 속에서 사람, 주민, 혹은 먹고 사는 것을 해결하는 수단 등 수많은 이유로 이야기를 생성하고 그것을 물리적 공간으로 구축하며 우리는 이렇게 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다. 도시의 시간성 속에서 소멸과 생성이란 운명적 순환 고리를 다시 바라봐야 하지만 아직도 과거의 공급과 성장중심의 도시개발을 벗어나지 못하고, 어쩌면 균형감각을 잃고 휘청거리고 있다는 느낌을 부정하기 어렵다.

 

전주는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해왔을까단지 그러한 과정이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혹은 무엇을 변화시키는지 진지한 논의와 구체적 행위가 필요하다고 본다그 과정에서 우리는 나름대로의 수많은 이해와 관계를 설정해왔고 그렇게 현재의 전주란 도시가 만들어졌다누구나 전주 한옥마을의 정서와 감성을 좋아한다. 그러한 이면에 전주의 오래된 동네로서의 정서를 기억하고 간직하고 싶은 욕망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한테는 한옥마을은 내가 먹고 사는 입장으로 중요하다. 관광비지니스로 생계를 해주기 때문이다. 공간과 장소란 단순히 하나에 맥락과 기분으로 정리될 수는 없는 것이다.

 

 

 


미래유산이란 관점은 시민들에게 그 만큼의 여러 가지 새로운 시선을 줄 것이다. 또한 도시의 공간과 장소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질수 있는 시선을 제공해줄 수도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혹은 시민과 도시의 관계에 새로운 길을 내는 과정이 아닐까. 혹은 새로운 창을 내는 것이 아닐까.
집에서 창은 중요하다. 창을 내는 것은 뭔가를 바라보는 시점을 혹은 그 집의 정취를 제공한다. 미래유산은 우리에게 전주란 도시의 풍경을 정취를 어떻게 바라보게 해줄까. 그리고 지금까지 도시를 성장하고 관리해왔던 개발논리에서 도시의 공간과 장소를 어떻게 시민에게 돌려주고 새롭게 해줄까 기대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50~60년간 지나왔던 시간의 지층과 대면할 각오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는 지금의 전주를 제대로 바라보고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계획해야 할 것이다. 절차와 방법을 설계하고 제안하는 것도 중요하다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얼마만큼의 시간을 허용할 수 있는지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