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남규 (정책위원장)
1. 최근 ‘세계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며 BC와 AC(Before Corona, After Corona)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코로나19는 일상을 바꿔놓았다. 국경봉쇄와 지역 봉쇄 등 강력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통제되지 않는 다른 나라의 상황에 비하면 한국은 천국인 셈이다. 그러나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코로나19 정국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감염에 대한 우려보다 경제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경제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경제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는 특수고용인이나 예술인, 자영업자등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있는 계층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최근 이야기되고 있는 ‘전국민 고용보험’과 같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한다.
2.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한국형 뉴딜정책’에도 불구하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과연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한국형 뉴딜정책은 과거 미국의 뉴딜정책(대규모 토건사업)과 다른 ‘디지털 인프라와 빅데이터 분야’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디지털 인프라구축’ ‘비대면 산업육성’ ‘사회간접자본의 디지털화’ 등 3대 중점분야를 제시했다. 관련분야에 지식이 부족해서 그런지 위기극복 경제 대책으로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우선 4차 산업으로의 경제 혁신이라는 점에서 장기적 정책으로는 적합할지 모르지만 디지털 산업분야의 혁신이 경제 파급효과를 가져오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 예측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는 ‘자동차·항공·해운·정유·조선’ 등의 산업분야에 대한 지원 정책을 밝혔고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내수 활성화’등의 다양한 정책을 제시했다. 아쉬운 점은 정부의 경제위기정책에 ‘지역이 없다’는 것이다. 지역은 경제가 회복되어 낙수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또 기다려야한다. 지역별로, 예를 들면 전주의 탄소산업 같은 곳에 과감하게 예산 지원과 미래혁신 사업을 배치 할 수는 없는 것인가?
3. 한국이 코로나19를 선제적으로 잘 대응 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의료진의 헌신과 정부의 투명한 감염예방정책, 시민들의 성숙한 연대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코로나19 위기를 통해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 등 옛날부터 선진국으로 알고 부러움을 샀던 나라들이 감염병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렸고, 특히 일본의 극의정권이 국민을 기만하고도 여전히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이해하기가 힘들다. 한국은 투명한 방역정책과 국민과의 공감이 시민의 연대의식을 만들어냈고, 국민건강보험과 공공의료 시스템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스스로 보기에 우리가 대견스럽다. 더불어 한 가지 꼭 기억해야한 점이 있다. 한국이 코로나19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진단키트’의 개발 덕분이다. 확진자를 찾아내어 격리 조치와 치료를 할 수 있었던 출발점에 진단키트가 있다. 한 기업의 부단한 노력, 기술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래 인터뷰를 살펴보자!(2020년 인터뷰가 아니다. 2011년 1월의 모 방송사의 인터뷰 기사라니 놀랍다)
“<앵커>씨젠은 분자진단검사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해외업체검사법의 차별화 부분이 있나? <김/씨젠 상무> 기존의 검사 방법으로 배양법이나 면역진단 또는 조직검사 방법이 있다. 이것의 단점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분자진단은 병원균이나 질병 원인 유전자를 직접적으로 검사하기 때문에 조기진단이 가능하고 정확도가 가장 높은 방법이다. <앵커> 타업체와 다른 경쟁력은? <김/씨젠 상무>분자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전자 증폭 기술이다. 우리는 동시다중 유전자증폭 기술에 대한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다. 동시다중 유전자증폭 기술을 이용하면 수십종의 병원체를 한꺼번에 검사할 수 있기 때문에 검사인력 검사비용 진단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4. 코로나19 방역에 수많은 의료진과 방역당국, 지방정부의 공무원, 시민자원봉자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방역에 헌신했다. 공무원들의 수고는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여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다. 비상대기에 방역 활동까지 보이지 않게 수고해주신 공직자들께 박수를 보낸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전주시가 돋보였다. ‘착한임대료운동’ ‘전주시재난기본소득지원’ ‘해고 없는 도시 전주’ 등 전국 최초라는 말을 들었고 전국 뉴스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빈 수레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5만명에게 지급하겠다던 지원금은 신청기간을 연장하고도 아직까지 지원 대상자 선정이 4만명을 조금 넘겼다. 소득이 줄어들었다는 기준을 증빙하기 어려워 시민들의 불만이 높았다. 전주시장이 지원 결정을 먼저 발표하는 것에 급급했던 것이 아닌가라는 비판을 받는다.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휴일에도 근무를 해야 했다. 내실을 좀 더 채워야했다. 칭찬은 시장이 듣고 온갖 고생은 시청 공무원들이 도맡아해야하는가?
5. 전라북도가송하진 지사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갖고 “포스트 코로나19 8대 정책”을 제시했다. 보도자료 원문을 소개한다.
「경제 활력화 비상대책위원회」를 즉각 구성하여 경제 위기의 신호를 민감하게 진단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 회의체 운영/ 착한 소비로 서민경제 안정화를 위해 전북 농어축산물의 판로 확대, 전북 관광산업 활성화 추진/ 역동적인 경제산업 활동을 위하여 도내 중소기업에는 지원을 확대하고 투자처를 찾는 기업에게는 규제의 벽을 낮추고, 수출기업에게는 비대면 마케팅 지원/ 안정적 고용유지와 일자리를 키우기를 위하여 있던 일자리는 튼튼히 지켜내고, 새로운 일자리는 꼼꼼하게 찾는 등 다양한 고용안정 정책을 발굴하고 공공 일자리 창출/ 미래 혁신성장산업 집중 육성을 위해 기존 산업의 방향을 정비하고, 새만금에 6G 스마트도시 조성 및 그린바이오산업 육성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 ‘생활의 과학화’로 ‘일상성 회복’을 위해 개인과 공동체의 방역 수준을 한 단계 높여 도민의 건강 보호/ 공공의료체계 구축 본격화를 위해 공공의료대학원 조속 설립, 공공의료 인프라 조성 등 공공보건의료의 필수적인 사업 확대/ 감염병 피해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경제, 사회, 건강 등 각 분야별 취약계층에 대한 돌봄의 사회화 등이다.
“포스트 코로나19”라는 말을 썼지만 코로나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 언급이 없다. 기존의 도정 과제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대책을 결합시킨 느낌이다. 특히 새만금에 6G 스마트도시 조성, 그린바이오산업 육성 등 ‘멀기만 한 새만금사업’에 코로나19에 끼워 넣었다. “코로나19가 우리사회를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 무엇을 바꿔야하는지가 같은 말로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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