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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회원기고

[마음시] 방문객 - 마종기






무거운 문을 여니까


겨울이 와 있었다


사방에서는 반가운 눈이 내리고


눈송이 사이의 바람들은


빈 나무를 목숨처럼 감싸안았다


우리들의 인연도 그렇게 왔다


 


눈 덮인 흰 나무들이 서로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다


복잡하고 질긴 길은 지워지고


모든 바다는 해안으로 돌아가고


가볍게 떠올랐던 하늘이


천천히 내려와 땅이 되었다


 


방문객은 그러나, 언제나 떠난다


그대가 전하는 평화를


빈 두 손으로 내가 받는다


 




 


이번 겨울은 눈이 온 적이 있었나 싶게 큰 눈 없이 계절의 끝에 온 듯합니다.


반가움을 느낄 새도 없이 스러져버린 눈들 마냥 많은 인연들이 우리 곁을 오가고 있습니다. 가볍게 스쳐가는 인연, 복잡하고 질기게 얽힌 인연, 미처 존재를 깨닫기도 전에 잊혀진 인연, 우연의 반복으로 더 반가운 인연,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인연 등등. 다양한 인연으로 얽힌 그들은 사실 우리 삶의 방문객들입니다. 방문시기와 목적과 시간이 다를 뿐 언젠가는 떠나야 하고, 떠나보내야 할 인연들입니다. 놓지 못 하는 건, 놓았다고 느끼는 건 나의 마음인 것이지요.


하얀 눈이 주는 순수와 평화의 마음은 내 두 손이 비어 있을 때 받을 수 있습니다.


글 | 이형월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