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형월 회원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때를 안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앎을 바로 실행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분분히 흩날리는 꽃잎은 떨어질 때를 알아 하롱거리고, 바람은 일어야 할 때를 알아 시의적절히 분다. 자연은 그 자체가 이치인 셈이다.
자연의 이치가 꼭 삶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돌아보면 세상일에는 다 때가 있고, 모든 이치가 그런 것임에도 때를 놓치고 늘 뒤늦은 후회를 하며 살고 있다. 대개의 경우 쓸데없는 걱정과 상상 속에 미적미적대고 부린 게으름이 회한의 시초다.
군더더기 털어내고 머리와 몸이 함께 움직이는 과단과 실행이 필요하다. 지금이 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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