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영숙 편집위원
양쪽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니 정리해야 할 것들이 있다. 부모님이 사시던 고향집의 소지품과 사진, 금전 관련 일 등이다. 남기신 것이 집 한 채니 세상 편안하게 마무리가 되었다. 그러니 우리 남매는 남은여생을 사이좋게 지낼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아울러 6남매는 부모가 다 떠난 자식으로 세대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여, 내 삶의 방향에 대한 생각이 여름날 각다귀들 같다가도, 밤을 새워 하루 종일 내리는 가을비처럼 눅눅하게 서늘하기도 하다.
진시황의 14대조 진경공의 무덤은 기대를 하며 10여 년간 발굴을 했으나 250여 개의 도굴 갱 뿐, 텅 빈 무덤이었다고 한다. 진공대묘에 참여했던 사람이 도굴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도 한다. 유물과 유적, 유산도 운이 따라야 그 빛을 발하는 지도 모를 일이다.
‘고고학자가 한반도에서 시베리아까지, 5천 년 초원 문명을 걷고’ 쓴 책을 차창 밖 풍경 골라 보듯이 넘기며 읽었다.
큰 대륙에 유물로 남겨진 인간과 제국과 문명 명멸의 흔적을 눈으로 훑으며, 작은 나의 가족사와 내 개인의 삶이 겹치면서 되작거려질 때가 많다.
그치지 않고 내리는 가랑비 같은 마음이다. 아무래도 날씨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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