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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려대학교, 행정고시, 전주고, 공무원(퇴직 공무원) 캠프 관계자

| 김영기 (부패방지시민센터 대표)

 

 

수가재주 역가복주 [水可載舟亦可覆舟]는 공자의 말로 후한서 황보규전에 나온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것으로, 물은 시민을 뜻하여 시민이 정권을 만들 수도 있지만 몰락시킬 수도 있으니 정치인은 시민의 뜻을 잘 받들어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 이번 서울시 보궐 선거 결과에 적합한 고사성어이다.

 

불과 1년 전 총선에서는 서울 시민들이 민주당에 압도적 승리를 안겨 주었지만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완벽하게 지지를 철회하여 완패를 안겼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민의 힘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늘 역동성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 순간의 정치적 성취와 성공에 취해 시민의 힘을 무시하고 오만과 독선에 빠진다면 언젠가는 대가를 치른다는 것을 늘 명심하고 시민의 뜻을 헤아리는 정치를 해야 한다. 지난 2016년 안철수와 국민의당 바람이 거셌던 전북지역 총선 결과도 수십 년 독선과 독주에 빠졌던 지역 민주당에 대해 일침을 가한 사건으로 볼 수 있다. 물론 4년 후도돌이표가 되었다.이는 국민의당이 자신들을 지지한 유권자가 아니라 당리당략과 의원 개인의 이해타산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하면서 국민적 지지를 상실한 결과이다.

 

최근 전북지역 단체장들은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가능하고 이후에는 현역의 이점까지 더해져서 특별한 사건, 사고만 없으면 쉬이 재선 가도를 달릴 수 있다 보니 욕심이 과해져서 3선에 도전하는 단체장들이 많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전북지역의 3선 단체장들은 농촌과 소도시에 기반을 둔 단체장들이었인데 당선 이후 결과를 보면 대부분 비리 수사로 구속되거나 존재감도 없이 세월을 까먹고 월급만 축내는 경우가 많았다. 열성을 가지고 성취해야 할 아이디어가 고갈되고 단순 임기만 4년 연장되는 결과로 귀결되어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에게 돌아왔던 것이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것은 이미 옛말이 되었다. 변화 속도가 빨라졌는데 3선 단체장 지역은 긴장감도 떨어지고 누적된 모순이 표출되어 비리에 노출되기 쉽다. 행정은 고정된 스타일이 아집과 불통으로 나아가 경직되고 무사안일과 자기 사람 위주의 인사 전횡. 익숙해진 권위에의 안주 등으로 탄력성을 잃은 경우가 많다. 소외된 대부분의 지역민과 상공인들은 불만이 임계점에 이르러 터지기 일보 직전의 화산처럼 일촉즉발의 상황도 있고 공무원들도 인사상 혜택을 본 소수만 일하고 나머지 소외된 공무원들은 뒷짐 쥐고 임기만 끝나기를 기다린다는 것이다.

 

송하진 지사 체제의 정규 공무원 인사나 계약직. 정무직 채용을 살펴보면 다는 아니지만 핵심적인 인사군은 고려대학교! 전주고! 행정고시! 전주고! 공무원(퇴직공무원)! 캠프 관계자가 중용되는 인사 특징이 농후하다. 이는 송 지사 본인이 행시 출신으로 행시와 고려대 출신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전주시장 때부터 보여 왔고 이들의 약진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주요 지지기반으로 출신 학교이면서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전주고 우대는 말할 필요도 없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누구보다도 공무원에 대한 신뢰가 높아 한 번 신임한 공무원은 퇴직 후까지 배려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가히 공무원 왕국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이다. 혹자는 대부분의 도청 공무원들은 전임 김완주 지사와 비교하여 송 지사를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3선 출마조차도 용인한다고 하니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복지 부동이 일상화되고 튀지 않고 사고만 없으면 된다는 무사안일한 행정이 고착화될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사가 만사[人事萬事]라고 하는데 인사행정이 특정 부류에 쏠림 현상이 강하고 송 지사 스타일이 한 번 신뢰하면 영원히!” 인 경향이 강하여 인사를 통한 창발성과 도전성이 실종되고 위의 눈치를 경호하고 대과 없이 사업을 수행하는 무사안일 복지부동의 행정이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 같은 경향은 도청만이 아니라 관료출신의 단체장이 대다수인 기초지자체와의 관계도 수평적 논의와 기획 조정 기능에 더해 기초지자체에 군림하는 행정으로 나타나고 도전적이며 새로움을 추구하고 일하는 지자체를 밀어주기보다 간섭과 견제가 강화되어 한마디로 행정이 권위적이고 경직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경향이 전부는 아니지만 확실하게 송지사 16년의 선출직 생활 전 과정에서 투영되어 누구나 공감하는 두드러진 인사스타일인 것은 분명하다. 충성 구조의 수직적 체계가 아니라 소통과 수평적 논의, 변화와 혁신, 책임 경영제 등 변화하고 있는 행정과는 전혀 다른 모습인 것이다. 이제 전북도의 행정 구조와 인사 운용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 이번 서울과 부산의 보궐 선거의 흐름과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이준석 돌풍은 한국사회 정치가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제 전북 행정도 늦었지만 관료 중심의 행정에서 벗어나 역동성과 창조성을 기반으로 하는 행정으로 변화해야할 때이다.

변화와 혁신만이 전북도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작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