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포커스/› 회원기고

전주의 ‘원도심’은 언제부터 원도심으로 불렸을까

| 소영식  회원

 

 

평화동에서 전주역까지 이어지는 백제로라는 큰 도로가 생기고 그즈음 전주 이곳저곳에 새로운 아파트들이 막 들어서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내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쯤이었을 것이다. 도시의 변화에 내 일상이 크게 영향을 받는 시기가 아니었다. 새로운 아파트가 새로운 동네를 만들어가는 시기였던 정도로 기억한다. 아마 대학교에 입학하고 군대 입대 쯤 IMF가 터지고 갑자기 세상이 곧 망할 것 같은 시기였을 때도 전주에 산다는 것에 위안을 느낄 정도였다. 산업이 크게 발전하지 않아 의존도가 낮은 전주는 IMF 영향이 아주 미비했다고 하니 실제로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그런 평온하고 조용한 곳이었다. 별다른 특색 없이 사건도 없는 평온하고 소박한 도시에 산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세상 변화에 관심이 별로 없던 탓 같기도 하고.

 

그럴 즈음해서 전북도청이 옮겨지고 '신시가지'란 전주인지 전주 아닌지 애매한 도심이 생겨나고 한옥마을은 갑자기 국내 혹은 세계적인 명소로 번창할 같은 기세로 변화의 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전주에 사는 이로서는 생각도 못한 상황을 보면서 놀라기도 했다. 아마 그전에 전주국제영화제의 갑작스런 성장도 놀라웠다. 단 한번도 영화제를 가본 적은 없지만 안 가봐도 여기저기서 들리고 주변거리 여기저기에 낯선 풍경을 많이 봤으니 말이다. '부산영화제' 아니면 '전주국제영화제'란 인식이 생겼을 정도로 물론 서로 체급이 다른 영화를 다루기는 했지만, 전주국제영화제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제3세계영화랄지 전국적으로 매니아를 끌어모으는 영화제로 급부상하기를 원했던 것 같다. 또한 한 켠에서는 전통을 대표하는 가옥은 없지만 여행자들의 취향을 관심을 받을 정도로 근현대 가옥을 가졌던 .....교통이 갑자기 한옥마을 명소로 점차 변화하기 시작했고 말이다. 어느 순간에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이제는 시민이 찾기보다는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점방이 됐지만 나도 어느 순간 한옥마을이라는 곳은 내가 갈 곳이 아닌 곳이 되기도 했지만 말이다.

 

전주역의 변화를 주도하는 여기저기 새롭게 들어서는 개발들, 아중리, 서신동, 하가지구, 혁신지구 등등 지금은 종합경기장의 변화가 80년 후반에서 지금까지 전주 약 40년의 시간을 어떻게 기록하고 정리하고 있을까? 중앙동, 교동, 다가동, 풍남동 등을 일컬어 원도심이라 부르는 의미는 그러한 상황을 정의하는 것일까.

 

원도심에는 이제 한옥마을, 국제영화제, 남부시장, 청년몰, 객리단길 등 낡고 허름한 장소들이 재생이라는 프레임으로 새롭게 읽히고 쓰이고 있다. 새로운 활동과 시도들로 채워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것들(신시가지와 혁신도시 등)과 다르게 쓰이기를 원하면서 말이다. 전주다움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관념화된 주제인 것 같기도 하고 실용적이지 않아 보이기도 하고 단지 원도심에 카페를 열고 작은 식당을 여는 청년들에게는 원도심이 상대적으로 작은 자본을 가지고 하기에 적당한 곳이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펼치기에 편하고 자유로운 곳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원도심은 그냥 낡고 허름함이 새로 지어진 도심보다 자신의 일을 찾고 실현하기를 원하는 청년들에게 괜찮은 곳이다. 그러나 그것 또한 현재는 생각만큼은 마냥 낭만적이지 않다. 비워진 곳이 채워지면서 생기는 경쟁도 그렇고 그럴 수 있었던 지가는 생각 이상으로 오르기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건축주나 부동산업을 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기회니깐 말이다. 안타까운 건 그렇다고 그냥 둘 수도 없고 뭘 하려면 자본의 흐름에 밀려 또 자신이 만든 기회를 잃기 쉬우니 고민만 많아진다.

 

그냥 단지 나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면 우리는 우리에게 도시를 어떻게 제공하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어떤 도시를 만들고 싶은 걸까

개발과 이익를 추구하며 성장하던 도시의 관성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까.

정책과 제도 혹은 재생이라는 프레임만으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도시가 생기고 성장한 시간만큼 그 토양 위에 자라고 있는 각자의 욕망과 갈망도 이전 도시를 계획하고 운용했던 합의만으로는 수용할 수 없을 만큼 너무도 다양해지고 복잡해졌다.

아니 어쩌면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 서 있는 해결 될 수 없는 불안감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