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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수공통전염병이 주기적으로 창궐하고 있다 (김영기 대표)





  오직 사냥의 대상이던 동물이 인간과 함께 지내며 가축화된 시기는 대략 신석기 시대인 만 년 전이다. 농경 사회에서 가축은 농업노동의 주요 부분을 담담하여 보호대상이면서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기능하고 잉여물이 시장을 통해 유통되었다. 생산량도 많지 않아 일부 계층에서 대부분 소비되었다.


  하지만 우리사회도 70년대를 지나면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체제가 정착되며 수천수만 마리를 공장형태의 입식 사육하여 시장에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육류가 넘쳐나고 있다. 개나 고양이를 비롯한 일부 동물은 집안에서 생활하는 반려동물로서 인간과 공존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생활수준의 향상과 핵가족화, 1인 가족의 확대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량생산체제는 이전에 국지적 소규모로 발생하던 동물 질병이 밀집 사육으로 대규모로 발생하여 큰 피해를 주는 경향이 확대되며 가축병이 더욱 창궐하게 되었다. 일부 질병은 가축으로 끝나지 않고 인간에게 전염되어 피해를 주는 인수공통 전염병으로 사람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샤스 .메르츠와 지금의 코로나 19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동물 질병은 인간에게도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보편화되면서 인수공통 전염병에 대한 연구는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인수공통 전염병 연구는 농도로서 축산의 비중이 높은 전북에 대단히 중요하다. 한 때 전염병 창궐로 소를 살 처분하여 한우로 유명한 횡성에 소가 한 마리도 남지 않았다는 풍문이 들 정도로 가축 전염병이 미치는 피해의 규모와 영향이 상상을 초월한다. 소뿐만 아니라 돼지, 닭 등 범위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이중에 일부는 인간에게도 전염되어 피해를 끼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축을 생산하는 방식이 국토가 작고 공간이 부족한 조건에서 공장식 입식 방식으로 대규모 사육을 하는 형태여서 가축들이 면역력이 떨어지고 질병에 취약해져 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에는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복지 농장이 생기고 운영되기도 하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며 많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넓은 사육공간을 확보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활동으로 질병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며 건강을 유지하는 사육 방식은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야 하는데 문제는 생산 단가의 상승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에 봉착하게 된다. 지금처럼 대규모 소비에 조응하는 대량 생산 방식으로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이 육류 소비를 줄이거나 멀리하고 다른 방식으로 단백질 공급원을 해결하지 않는 한 불가능에 가까운 문제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동물 복지에 걸맞은 생산방식을 개발하여 넓혀나가야 한다. 


  유럽인이 아마존 밀림에 고립되어 생활하던 부족에 바이러스를 옮겨 유럽 감기에 면역력이 없던 부족들이 몰살당한 사례들은 새로운 바이러스의 전파에 의한 전염병이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증적 사례이다. 바이러스를 비롯한 인수공동 전염병에 대해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를 통해 인간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코로나 19에 가려져 있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아프리카 돼지 열병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경기이북과 강원 지역은 초비상 사태에서 방역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외부 감염원인 멧돼지 퇴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나마 아프리카 돼지 열병은 돼지에는 치명적이지만 아직까지 인간에 전염되어 피해를 주지 않고 있어 다행이다. 하지만 언제 어느 때 인간에게도 전염되어 큰 피해를 끼칠지 알 수 없다. 이번 코로나 19로 인해 이미 미국에서 사망자가 한국전쟁(3만3739명)과 베트남전쟁(4만7434명)의 미군 사망자를 합친 것보다 많은 10만 명을 돌파했다. 이제 인수공통 질병과 전염병에 대한 연구를 통해 백신과 치료제를 확보하는 것은 가축 산업뿐만이 아니라 인간 생활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서고 꼭 필요한 일이다. 


  국립 감염병 연구소는 인수공통 전염병 중 인간에게 옮겨 직접적 피해를 가하는 질병에 대해 주로 연구하고 대처 방법을 마련하여 보건의료 정책에 반영하는 기관으로 중요한 기관이다. 감염 병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앞으로 더욱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다. 특히 전국에 유일하게 인수공통 전염병 연구소가 있는 우리 지역에 동물 질병과 인수공통 전염병 연구와 더불어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수공통 감염 병 연구를 할 수 있는 분원을 유치한다면 시설 공유, 공동 연구, 인력 양성 등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전라북도, 전북대학교, 익산, 정치권이 앞장서서 분원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 경향은 인수공통 전염병 발생의 주기가 짧아지며 더욱 강력한 감염 병이 출몰하여 인간에게 치명적 피해를 주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바이러스의 특성상 백신이나 치료제가 쉽지 않아 피해가 엄청나다. 피해를 당하고 유행할 때만 반짝 대응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인수공통 전염병과 감염 병 연구를 통해 사전에 예방하며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글 | 김영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