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창궐한 지 거의 1년이 되어가며 해를 넘기고 있다. 12월에 들어 코로나의 기세가 더욱 거세져서 방역당국이 감당할 수 없는 위험 수준으로 나아가고 있다. 늘 농담처럼 전북은 무풍지대로 수도권 지역 방문이나 접촉을 주의하면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는 청정지역이라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고 했지만 혹시 모를 감염으로 본의 아니게 단체와 주변에 큰 피해를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인해 활동 반경이 줄어들고 활동력도 감퇴해가는 상황을 속수무책으로 마주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3차 대유행의 양상은 안일한 소극적 자세를 무참히 무너뜨리는 상황이다. 자주 가던 알만한 식당과 커피숍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방문하여 문을 닫고 그 시기 방문자들이 코로나 검사를 진행하고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들이 마치 복불복인 위험천만한 상황이라 지자체에서 확진자 발생 장소가 고지될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며 다행스러운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었다. 마치 코로나가 서서히 우리 자신을 옥좨며 포위해오고 있는 형국이다. 이제는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니라 주변 가까이 다가와서 수도권 지역과 사람만 조심하면 큰 탈이 없던 것은 옛이야기가 되었다.
전북지역, 특히 전주도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우리가 늘 편하게 자주 가던 음식점을 비롯하여 막걸리 집과 맥줏집, 커피숍을 포함하여 안전지대가 없게 되었다. ‘사우나’는 가지 않은 지가 벌써 1년이 다되어 간다. 최근에는 더욱 놀랄 일이 벌어졌다. 얼마 전까지 나도 정기적으로 갔던 모임에 김 위원장이 참가 후 회의와 식사를 같이한 교수가 확진자가 되어 코로나 검사를 받게 되었다. 다행히 음성이 나왔지만 밀착 접촉자로 자가 격리되었다. 다른 경로로 이웃 단체 상근활동가도 자가 격리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며 긴장감이 배가 되고 있다. 자칫 김 위원장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나를 제외하고 모든 상근활동가가 밀착 접촉자가 되어 검사는 물론 자가 격리되어 단체가 폐쇄될 뻔했다. 연말이라 활동을 정리할 것도 많은데 정말 큰일 날 뻔했다. 모든 활동을 중지하지 않는 한 운에 맡길 수밖에 없을 정도로 코로나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는 것을 실감 나게 경험하면서 긴장감이 엄청 배가 되었다. 이제는 다른 영역의 활동가나 회원을 만나는 것도 조심스럽고 사람이 많은 곳을 어쩔 수 없이 방문하게 되면 긴장되어 인상부터 찌푸려진다.
맥주 한 잔을 먹으려 해도 손님이 적은 곳을 찾거나 다음 기회를 보게 되고 주말에는 강제된 나 홀로 칩거나 나 홀로 문화에 익숙한 지 오래이다. 점점 행동반경이 작아지고 시민 접촉도 줄어들며 활동력도 적어지고 있다. 하는 일이라고는 책을 읽거나 인터넷 검색으로 각종 사건을 질릴 정도로 보다가 눈과 어깨가 피곤하면 TV 뉴스를 반복해서 보게 된다. 최근 뉴스는 코로나 19 관련 보도와 추미애와 윤석열의 대립을 중심으로 한 뉴스, 부동산 폭등 관련 기사를 빼면 거의 관심 밖의 일일 정도로 3건을 중심으로 도배되고 있다. 이것도 지친 심신을 더욱 피곤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코로나 19는 점점 우리 사회를 더욱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를 극단으로 치닫게 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공공기관과 봉급생활자, 다주택 보유자, 대규모 주식 보유자, 땅 부자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대다수 업종과 서민들이 마치 생명 연장 기구에 의지하여 하루하루 근근이 버티고 있는 지경으로 점점 코너에 몰리고 있다. 휴업과 폐업은 이미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버티고 버티기에 지쳐가고 있다. 이미 문 닫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소기업이 수두룩하고 버티는 것에 한계를 보인 지 오래이다. 감질나는 생활지원금이 효과를 잃은 지는 예 저녁이다. 코로나 19로 방역에 헌신하고 있는 의료진들도 이미 한계에 부딪혔다. 원래부터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환자를 보는 열정과 시스템에 익숙해지지 않았다면 벌써 두 손 다 들었을 것이다. 방역과 경제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정부와 정치권, 방역을 우선시하는 의료전문가와 의료진 사이에서 무게 중심이 의료진이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에 있으면서 힘을 발휘하며 방역이 오락가락하며 갈지자를 걷게 되고 3차 대유행에 진입하여 통제 안에서 관리가 한계로 오는 속수무책인 상황으로 점점 내몰리고 있다. 이제는 선제적으로 전수조사를 광범위하게 진행하여 확진자를 찾아내고 이를 통해 공세적으로 방역활동이 이루어져야만 계절적 요인과 더불어 확대된 대유행에 맞서 방역 활동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GO도 코로나 19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그나마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단체의 활동은 대민 접촉의 어려움과 방역활동이 추가되어 힘들지라도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코로나 시대에 맞는 활동 전반에 대한 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할 뿐이다. 하지만 참여자치시민연대처럼 오직 회원 회비와 후원금, 정기적인 재정 사업을 통해 운영비를 충당하는 단체는 시간이 지날수록 힘겨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비대면 접촉이 일상화된 조건에서 활동 범위와 방식도 많은 시련에 봉착하게 되었다. NGO 구조조정이 가시화되고 있다. 상황이 열악한 단체들은 활동이 거의 없고 문을 닫아야만 하는 상태로 몰리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민간 영역의 단체 활동이 불필요한 시점은 더욱 아니다. 최근 문재인 정부와 국회, 정치권을 바라보면 민간 영역의 자주적 활동의 필요성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진영 간의 다툼으로 바람 잘 날 없는 현실은 객관적이며 공정한 입장에서 활동하는 민간 NGO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생존과 활동을 위한 노력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 19가 내년에도 지속되고 현재 이야기되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대중화되려면 내년 말이라 되어야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기준으로 보면 어차피 내년에도 올해와 크게 다를 바가 없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고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코로나와 전염병 창궐 상황에서 단체 운영 전반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근본적인 대수술이 필요하고 어려울수록 초심과 처음으로 돌아가라는 옛말처럼 단체 운영의 전반을 검토하여 방만함을 제거하고 능력을 제대로 잘할 수 있는 사업과 영역을 중심으로 집중과 선택의 묘를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이를 중심으로 활동성을 보장받아야 한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권력 감시 운동과 정치 개혁 사업을 중심으로 각종 회원 모임이나 취미 모임, 강연회 토론회 공청회 1인 시위 집회 등을 통해 회원 활동성을 높이고 시민사회 활성화와 관련된 사업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단체가 성장하면서 이러한 회원 모임이나 권력 감시운동이 일정 부분 흐릿해진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점점 상근활동가 중심으로 하는 사업 중심으로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상근활동가들의 능력과 전문적 능력이 과거보다 월등히 높아진 것은 아니라고 볼 때 상근 역량의 강화, 전문성과 활동성을 높이고 다양한 시민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상근 활동가의 성장과 성숙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가치와 철학에 기반을 두어 활동하는 시민단체로서 이에 걸맞은 상근 역량과 간부 역량의 강화와 성숙은 꼭 필요한 일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 활동가들의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변화에 대한 바른 대응을 통해 시대변화에 조응하면서도 초심의 가치와 철학을 구현해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내년도 총회를 앞두고 한국사회를 재조명하며 단체의 나아갈 방향을 찾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고 활동의 방향과 역량 발휘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로 치닫고 있고 나라 안팎이 답답할 정도로 꽉 막힌 조건에서 오직 진영에 입각한 흑백논리 만이 설쳐대고 남의 탓과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이때 시민사회 진영이 비록 어려운 조건이지만 바르게 성찰하고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활동을 통해 중심을 잡아나가야 한다. 여기에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의 길이 있다. 내부적으로 많은 토론과 고민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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